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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열여덟번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년 전 쯤, 분식집에 붙어있던 영화제 포스터를 보면서 가보고싶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미 영화제가 끝나고난 후였고,

작년에도 아 맞다.. 싶었을때는 이미 영화제는 지나간 이후.

부산에서 자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유명하다는 부산국제영화제에도 한번 밖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매번 PiFan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판타스틱영화제가 가지는 장르의 특이함 기이함 때문이 아닐지.

 

올해에도 PiFan 소식을 접하고 놓치지 않으려고 급하게 3편을 예약.

 

바바둑

비디오가게를 지켜라

부천초이스 : 단편작들

 

판타스틱 영화제답게 호러 1편, 좀비물 1편, 그외 단편들로 알차게 구성해서 기대충만.

 

 

 

첫번째로 관람했던 영화는 2014년작 호주 호러물인 바바둑.

비교적 최근에 개봉했던 컨저링이 '무서운 장면 하나 나오지 않고 무서운 영화'라는 수식어를 가졌었는데,

바바둑에도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닐까 한다.

음산하고 스산한 분위기와 주인공의 신들린듯한 호러 연기는 딱히 무서운 장면이 나오지 않지만 긴장감을 놓지 않게 했다.

호러물이 무서워서 못보겠다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호러영화.

"..바..바.. 두우우욱..." 은 왠지 혼자있을때 생각나는 대사.

 

이건 좀 딴얘기지만, 영화 속 등장하는 팝업북과 그 폰트가 좋았다.

 

평점을 주자면, ★★★★☆ (폰트 때문은 아님)

 

 

두번째 영화는 칠레 좀비 영화, 비디오가게를 지켜라.

좀비 영화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나로서는 아주 기대가 큰 영화였다. 특히나 쉽게 찾을 수 없는 칠레영화, 그것도 좀비물을 접할 수 있다는 기회에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대가 많이 되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2013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배경은 1992년.

이제는 점점 찾아볼 수 없는,

어릴적 추억돋는 비디오가게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좀비물이라니.. 기대가 안될수 없지않은가.

 

시작은 좋았다.

영화광인 주인공이 일하는 비디오가게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들. 여기저기 은근 디테일한, 살짝 눈에 띄게 배치된 영화 포스터 등등의 소품들.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이건.. 하아..

유혈이 낭자하고 소름끼치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그런 좀비영화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특히 그 결말은...

하아...

 

뭐 어쨌든,

시간이 좀 지나고서 곱씹어보니,

좀비물을 가장한 블랙코미디였나 싶기도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큰 기대를 갖게 했던걸 생각하면,

평점은 ★★☆☆☆

 

 

 

 

마지막 부천초이스의 단편작 모음 1은 좋았다.

짧은 시간 동안에 6편의 단편을 몰아서 보려니 다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도 있기는 했지만.

특히 중간에 Havana 라는 작품은 다큐형식으로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마지막 반전까지 아주 인성적이었고,

제목은 잘 기억 안나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몰입도 강한 그 영화 역시 기억에 남는다.

단편영화 = 시나리오로 승부하는 저예산 독립영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던 내게는 신세계를 보여준 단편들이었다.

 

좋아하는 장르 영화를 실컷 즐길 수 있었던 PiFan.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다시 와보겠다고 다짐을 하며 마무리.

 

 

난 진지한 좀비영화를 기대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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