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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히어로물이 주는 개인적인 단상. 킥 애스 리뷰

포스터도 참 맘에 든단말야 :)

세상에 영화를 안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한때는 극장에 개봉한 영화중에 안 본 영화가 없었고, 개봉하는 날마다 가서 영화를 볼 정도였으니까. 그렇다고 영화를 찍고 싶다거나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이 좋았을 뿐이다.

작품성 짙은 예술적 영화든, 오직 돈벌이 만을 위해 만든 흥행성 영화든 안가리고 영화면 일단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첫번째는 히어로즈물과 두번째는 좀비물 이다. (이런걸 보면 그저 엔터테인먼트 장르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다지 미국만화를 보고 자란 기억은 없지만 마스크를 쓰고 악당을 해치우는 히어로물은 일단 속 시원하다. 명확한 권선징악 시나리오에, 기승전결의 전개는 깔끔하고, 결과는 어쨌든 해피엔딩이니까 크게 맘조릴 필요도 없다.

좀비영화는 좀 다르긴한데.. 음..
학교다닐때는 날잡아서 내장 꺼내서 줄넘기 할 것 같은 피터잭슨의 데드얼라이브나 무라카미류 원작의 오디션 같이 피칠갑하는 B급 호러무비를 보곤 했는데 28일(주)후 같은 느낌은 긴장감, 새벽의 저주같은 유쾌함, 결국 끌려다니던 주인공이 좀비를 다 해치우는 통쾌함 같은 느낌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킥애스 얘기하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네 흠흠

최근들어 히어로들은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스파이더맨 피터는 히어로와 본인은 정체성 사이에 고민을 시작했고, '부'외에 태생적 원천 에너지가 없는 배트맨 브루스 웨인은 이미 더 비기닝을 거쳐 다크나이트로 넘어오면서 다큐멘터리급 진지함을 뿜어냈다. 슈퍼맨 클락은 스몰빌부터 오랜 역사 속에 나름 스토리를 갖고 있으니 더 할 말도 없고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아이언맨은 일단 보류해두자. 그렇다면 킥 애스는?

Hit Girl, 짱 멋있어요!



킥 애스는 비록 만화는 못봤지만, 영화 그 자체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머리 속을 펑 터트리기에 충분했다.
먼저, 히어로물에 반 필수적인 요소들을 잘 따르고 있다. 피터는 슈퍼거미에 물렸고, 헐크가 감마선에 노출되었듯이, 킥애스 역시 역대 히어로들의 뒤를 잘 따르고 있다. 반무적인 몸을 갖게 된 배경도 그렇고, 나름 정의로운 마인드도 갖고있고 또 나름 히어로들의 외로움도 갖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판에 박힌 스탠다드만 따르고 있었다면 킥애스는 그저그런 영화 한편에 머물고 말았겠지만, 이 영화, 이건 다르다.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청소년 관객따위 과감히 배려하지 않고 타란티노식 과다출혈 액션으로 성인관객들의 만족도를 충실히 채워주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너무 충실한 나머지 포스터만 보고 인크레더블식 깜찍한 히어로물을 기대하고 찾아온 관객들은 좀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세번째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2007년 최고의 영화였던 인크레더블을 연상케하는 힛걸! 특히 "Show is over, mother fuckers" 이 장면은 한참동안 빅재미 빅감동에 바들바들 떨게 했다. 힛걸, 민디역을 맡은 크로 모레츠는 무려 97년생 애기이라고 하니 장래가 기대된다 하겠다. 뿐만아니라 오랜만에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 캐서방도 콘에어급 포스를 보여준 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어떻게 보면 킥애스는 미국판 오덕후 조련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단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덕후들이고, 바라는대로 히어로도 되고.. 멋진 여자친구도 갖게 되고... 음.. 이걸 보고 재밌다고 주위에 꼭 보라고 추천하고 좋다고 난리치는 나도 그럼.. 히어로덕후인가 ( -_-)..

히어로덕후의 탄생 : 킥 애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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